Lemon Tree - Fools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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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트리 

상큼한 제목에 담긴 씁쓸한 감정

 🪴 Fools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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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노래를 들은 건, 꽤 오래전이었습니다.

박혜경의 목소리로였죠.

맑고 가벼운 음색, 상큼한 멜로디, 봄바람처럼 귀를 간질이는 기타 소리.

그 시절엔 이 노래가 참 기분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목도 참 예쁘잖아요, 레몬트리라니.

 

하지만 오늘, Fools Garden 의 노래를 살펴보면 

그 속에 흐르는 감정이 그렇게 ‘상큼’하게 다가오지는 않을 거예요.

 

무기력한 오후,

침대 위에 앉아 넋두리하는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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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노래를 감상해 볼까요?😃

 

<Lemon Tree> - Fools Garden

 

[출처: YouTube - Fools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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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ls Garden 과 노래의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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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ls Garden은 1991년 독일의 포르츠하임에서 결성된 팝 록 밴드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곡, 〈Lemon Tree〉는 1995년에 발매되었죠.  지금도 6인조 밴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룹입니다.  이들은 이 '레몬트리'로 단번에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는데요, 흥미로운 건 이 곡의 탄생 배경입니다.

 

보컬  Peter Freudenthaler는 어느 일요일 오후, 여자친구를 기다리며 방 안에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냥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죠.

그리고 그 감정을 20분 만에 노래로 써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곡이 바로 〈Lemon Tre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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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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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는 아주 단순합니다.

기타 한 줄, 반복되는 코드, 지극히 평면적인 리듬.

그게 곧 이 노래의 시작이자 전부입니다.

바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의 음악이죠.

 

I'm sitting here in the boring room
It's just another rainy sunday afternoon

나는 여기 지루한 방에 앉아 있어요
그냥 다른 날과 비슷하게 비 오는 일요일 오후
시간을 낭비하고 있죠
할 일이 없답니다

 

감정은 터질까, 아니면 무뎌질까

후렴에 들어서면, 갑자기 감정이 터지는 듯한 전환이 등장하죠.

리듬이 살아나고, 스트링이 흐르며, 멜로디가 입체적으로 펼쳐집니다.

 

“I wonder how
I wonder why
Yesterday you told me 'about blue sky
And all that I can see is just a yellow lemon tree”

 

왜, 이럴까, 어떻게 이러지?
어제는 오늘 파란 하늘을 이야기했었잖아
보이는 건 노란 레몬 나무뿐인걸

 

이 후렴 부분에서 많이 따라 불렀었죠. 

그만큼 익숙하고,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니까요.

 

그런데 이 멜로디는 기쁨의 폭발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답답함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네요.

그녀의 마음이 바뀐 걸까요?

이런 생각을 하며, 

왔다 갔다, 넋두리 하는 청년의 모습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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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트리’는 의미는? 🍋

왜 하필 ‘레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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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문화에서 ‘레몬’은 좋은 의미만 가진 과일이 아닙니다.

겉은 노란 맨질한 예쁜 과일인데 한 입 베어 물면, 너무 시어서, 얼굴을 찡그리게 되는 과일이죠.

그래서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막상 써보면 망가져 있는 중고차를 ‘lemon’이라고도 하구요.

또 하나의 유명한 문장이 떠오릅니다.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삶이 당신에게 신 것(고난)을 줄 때, 그걸 레모네이드(달게) 바꿔 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의 ‘레몬’은 대체로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의미하죠.

 

노래 속에서 레몬 트리도 그런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장소, 시간,

 

“I don’t want to sit on the lemon tree.”

 

나는 그 위에 앉아 있고 싶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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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의 목소리가 바꾼 분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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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 Tree〉는 한국에서 조금 다른 얼굴로 기억됩니다.

가수 박혜경의 리메이크 버전 때문이죠.

그녀의 목소리는 밝고 경쾌하며,

곡은 산뜻하게 재편곡되어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버전의 〈레몬트리〉는 슬픔보다는 봄날의 산책 같은 기분에 가깝습니다.

어쩌면 ‘지루함’보다는 ‘여유’,

혹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감성’에 더 가깝게 다가옵니다.

 

이처럼 같은 멜로디, 같은 구조지만

해석과 표현에 따라 곡이 품고 있는 정서는 전혀 다르게 바뀔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음악이 지닌 또 하나의 힘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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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며

노래 하나에, 이야깃거리가 참 많네요,

이야기하다 보면, 끝이 없을 것 같아, 이쯤에서 멈춰야겠습니다.

여자 친구를 기다리며 느낀 지루함에서 이런 노래가 나오다니,

그게 삶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생각, 관심이 만들어 낸 세계에 불쑥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

'영감'이라고 하는 표현이 맞죠.

같은 걸 경험했는데 어떤 이에게는 이런 반가운 영감으로 오네요.

 

오늘도 노래 한 곡에서 재미있는 생각들을 해봅니다.

저는, 맛 좋고 기분 좋은 레몬차 한 잔 마시며 감상해 봅니다. 😄🌸

 

 

레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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