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조] 세월을 노래하는 목소리

 

---

 🪴기억하시나요? 

'정미조' 

---

70년대, 우아한 목소리로 '개여울', '휘파람을 부세요'를 불렀던 가수입니다.  저에게도 오래전이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에겐 낯선 이름일 듯합니다. 오늘은 이분의 노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

---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OST]

 귀로

---

요즘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OST 중 낯익지만 새삼 마음을 사로잡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로 정미조 선생님의 노래 〈귀로〉였죠. 조용히 흘러가는 장면 위에 덧입혀진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오래된 편지처럼 마음에 스며들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정미조라는 이름을 꺼내보게 되었습니다.

 
정미조 선생님은 1972년, '그리운 생각'으로 데뷔한 후 〈개여울〉, 〈휘파람을 부세요〉 같은 곡으로 사랑을 받은 한국 가요계의 전설적인 여성 가수입니다. 하지만 화가로서의 길을 함께 걸으며, 1979년 가요계를 떠나 오랜 시간 침묵하셨죠. 화가와 교수로 가수가 아닌 다른 커리어로 생활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려 37년 만인 2016년, 앨범 『37년』으로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귀로>는 그 앨범 속에 들어 있던 수록곡이었습니다. 그 복귀는 단순한 재등장이 아니라, 세월을 통과한 삶의 깊이를 품은 귀환이었습니다.
 

🍏

---

정미조 선생님의 음악은 어떤가요?

---

정미조 선생님의 노래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품격'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정하고 절제되어 있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더 큰 감정이 느껴집니다. 마치 잘 그려진 수묵화처럼, 격정 대신 여백과 침묵으로 감정을 전하죠. 포크, 재즈, 샹송까지 아우르는 음악적 기반 위에 얹어진 그녀의 노래는, 듣는 이로 하여금 한 편의 풍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대표곡 〈개여울〉에서는 절제된 슬픔이, 〈휘파람을 부세요〉에서는 품위 있는 낭만이, 그리고 최근 다시 주목받는 〈귀로〉에서는 시간의 흐름과 인생의 향기가 느껴지죠. 특히 〈귀로〉는 2016년 복귀 앨범에 수록된 곡이지만, 이번 드라마 OST 참여를 통해 다시금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손성제 작곡, 이주엽 작사의 이 곡은 "돌아가는 길목"이라는 상징을 통해 인생 후반의 성찰을 담담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

---

 
이쯤에서, 함께 정미조의 〈귀로〉를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
 
잔잔한 기타와 바이올린의 선률이 그녀의 담백한 음색과 어우러져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 스피커 볼륨을 조금 높여보세요. 그리고 잠시 눈을 감아보셔도 좋겠습니다. 마치 오래된 필름을 되감듯, 지나온 어떤 장면이 떠오를지도 모르죠.
 

<귀로>

 

[출처: YouTube - 온스테이지]

---

가사가 시처럼 아름다워 적어 보았습니다. 🌸
 

어린 꿈이 놀던 들판을 지나
아지랑이 피던 동산을 넘어
나 그리운 곳으로 돌아가네
멀리 돌고 돌아 그 곳에
담벼락에 기대 울던 작은 아이
어느 시간 속에 숨어버렸는지
나 그곳에 조용히 돌아가
그 어린 꿈을 만나려나

무지개가 뜨는 언덕을 찾아
넓은 세상 멀리 헤매 다녔네
그 무지개 어디로 사라지고
높던 해는 기울어가네
새털구름 머문 파란 하늘 아래
푸른 숨을 쉬며 천천히 걸어서
나 그리운 그곳에 간다네
먼 길을 돌아 처음으로

 

---

여백과 절제의 음악 🌼

---

정미조 선생님의 음악은 특별합니다.  '지금의 우리'가 놓치기 쉬운 감정들—여백, 절제, 품위—을 되새기게 해주는,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음악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노래는 나이를 초월해 다양한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죠. 최근 앨범 『75』에서는 이효리, 존박, 유채훈, 손태진 등 젊은 아티스트들과의 듀엣을 통해 세대 간 음악적 대화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정미조를 처음 접하신 분이라면, 몇 곡 더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귀로〉로 시작해 보시고, 이어서 〈개여울〉, 〈휘파람을 부세요〉를 들어보세요. 그 안에서 하나의 흐름, 정미조라는 한 사람의 인생과 감정의 곡선을 자연스럽게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는 조용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삶을 말하고, 세월을 껴안으며, 우리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고 있죠. 그런 음악은 오래 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불현듯 다시 우리를 찾아옵니다. 💜
 
 

---

 

들판을 뛰놀던 작은아이